"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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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6 21:22
어버이신님 제발 욕심을 버리도록 해 주세요.
박혜경(진홍교회)
며칠 전 부인회를 마치고 신자님들을 배웅하러 나가는데, 딸아이가
“엄마, ○○선생님 아들이 출직했대요.”
“뭐? …….
갑자기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눈물만 날 뿐 그 상황에 무슨 생각이 날까.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선생님 아들은 4살 때 ‘뇌병변’이라는 진단을 받고, 그 이후로는 말도 못 하게 되고, 일어서지 못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미 병명을 알게 되었을 때 병원에서는 ‘시한부’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엄마로서는 지금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 할 고통일 것이다. 그렇게 그 아이는 17년을 살다가 며칠 전 출직을 하게 되었다.
엄마들이 모이면 늘 하는 얘기가 “우리 애가 공부를 잘 해 줬으면…… , 말을 잘 들었으면…….” 이런 여러 가지 기대하는 말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시간을 되돌려 보면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들은 “제발 건강하게 잘 자라라.” “바른 사람이 되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그러면 어버이신님이 엄마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셨는데 엄마들은 왜 자꾸 바라는 게 많아지지?
나 역시 둘째 아이를 낳은 지 7일 만에 출직하는 일을 겪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들을 울며 지내다 보니 나에게 생긴 신상 중에 하나가 몸은 울고 있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아픔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상상도 못 할 아픔이다. 눈물이 나야 될 때 눈물이 나면 괜찮은데, 눈물이 나지 않으면 머리끝부터 발끝 까지 아프고 고통이 밀려온다. 심지어는 얼굴까지 아파온다. 그러다 어떤 때는 눈물이 나 자신도 모르게 나서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렇게 내 머릿속에 눈물을 관리하는 무언가가 고장이 난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는 눈물이 나면 울면서 “어버이신님 감사합니다.”라고 속으로라도 신님께 감사를 올린다. 눈물이 안 날 때의 고통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도 요즘 욕심이 자꾸 자라고 있다. 나 역시 건강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어버이신님의 대은에는 당연한 듯이 생각하고, “조금만 더 하면 ○○이 될 텐데……”라는 생각들이다. 아이들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상을 받아오고 공부를 알아서들 잘 하지만, 항상 내 말과 머릿속 에는 “조금만 더”가 따라 다닌다.
그러고 지나면 ‘내가 또 욕심이 많아지는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그럴 때면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때도 있고, 내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다시 다짐을 해 본다.
“어버이신님 제발 욕심을 버리도록 해 주세요.”
이렇게 늘 생각을 하지만 그런 생각보다 욕심이 더 큰 힘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욕심이 사라져 버릴지는 한 평생을 살며 고민을 해 봐야 되지 않나 싶다. 신앙을 하는 사람이라면 ‘근행을 올리며 티끌을 털도록 해야지.’하시겠지만 욕심은 매 순간순간 어떤 일이 생길 때 마다 나 스스로를 자제시키고 잡아주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나는 교조님 보다는 낫잖아, 그 사람보다는 낫잖아.’라고 생각하며 눈을 높이만 뜨지 말고 밑도 바라보며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연습을 많이 하다 보면 언젠가는 모든 일이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어느 날, 학원에서 하는 학부모 설명회에 갔다가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강의 하시던 분이 갑자기 엄마들을 보고
“댁의 자녀가 몇 점 까지 받아오면 만족 할까요?” 하시면서
“80점?”하시기에 손을 들었더니 나 혼자 뿐이었다.
다른 10여명의 엄마들도 있었는데……. 선생님이
“어머 어머니 대단하시다.”
하신다. 나 같은 사람 처음 본다는 눈빛과 ‘댁의 애는 공부를 못 하는 군요.’
라는 의미로,
나는 또 속으로
‘그럼 딴 엄마들은 90점 이상이가?’
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이들 공부를 가르치며 채점을 한 결과 한 두 개 틀리는 것은 기본이고, 한 문제 당 5점이라면 4개 틀리면 80점이다. 그러면 그건 잘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엄마들은 한두 개 틀리는 것만 용납이 된다는 뜻이다.
애가 공부하는데 자기는 방에서 TV 보며 울고, 웃고 하면서 애만 나무란다.
헛된 욕심 부리지 말고 지금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새해의 다짐.
제발 저의 욕심을 버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늘 얼굴에 만족과 기쁨이 자리 잡고 있어서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같이 밝아지고 편안해 질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이들을 다그치지 않고, 지켜봐 주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의 아이한테는 충분히 좋은 아줌마 이면서 내 아이한테는 계모같이 행동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신님이 바라시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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