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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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9 09:22
푸른 묵상의 靜寂
최진만
일요일 귀와 눈들이 떠나고
사십오도 각도로 둘러봐도
익숙했던 풍경은 아무도 밟지 않은
천상처럼 정적(靜寂)만 흐른다.
고추, 가지, 상추, 호박잎이 춤추는
법을 치매처럼 잊었다.
짹짹거리던 참새들과
시간제 버스가 지난 자리에
푸른 은행나무가 말없이 서 있고
칠월의 논, 밭이 하얗게 질린 백지 같다.
굳게 닫힌 스테인리스 접이식정문 넘어
늙은 코끼리를 닮은 공장건물 한 채,
눈감은 낯 달같이 단잠에 빠졌다
말러의 4번 ‘천상의 삶’ 고향곡을
잘은 몰라도, 귀가 쫑긋한 녹색 잎들에
스멀스멀 배여 젖어 생명을 깨우는
푸른 파동이 되는 줄 미처 몰랐다.
(주) 천상의 삶 : 2015년 통영국제음악제서 바이올린협주곡 ‘천상의 삶’
TV재방송을 보며 시상을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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