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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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0 11:06
힘든 만큼 희망이다
최진만
회색 빛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내민 햇살의 오후
나그네가 길을 떠나 듯
훌쩍 길을 나섰다
하늘빛은 을씨년스러워
흐리게 산 능선을 타고내린
뿌연 연무가 살림살이만큼 무겁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침묵이 흐르고
다문다문 사람의 집들,
개 짖는 소리만 들릴 뿐!
빈 논바닥엔 주인 없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엄습한 추위에도 오리목 눈 싹이
푸른빛을 틔우고
당산나무 끝에 앉아 할미꽃을
그리던 찌르레기 눈동자
봄기운이 도는 듯하다.
바삭 엎드린 잡풀의 언덕
고요 속 푸른 언어들이 꿈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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