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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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30 16:39
희망은 또다시
김영진(진양교회)
어린이집 변기를 교체하였나 봅니다.
작고 이쁜 변기입니다.
오래전 카페에서 보았던 변기로 만든 화분을 떠 올렸습니다.
그땐 사람의 상상력이 어찌나 아름답게 느껴졌던지요.
나는 나이가 들었고 빛바랜 상상력에 아파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나는 앙증맞게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변기를 보았습니다.
할 일을 다 하고 폐기 처분을 기다리는 변기를요.
집 마당 한편에 그놈들을 데려왔습니다.
제 자리를 잡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습니다.
제법 의젓해 보였습니다.
시장에 갔습니다.
파장을 앞둔 꽃 파는 아저씨는 많이 팔았다며 들었다 놓은 화분 하나를 덤으로 주셨습니다.
아저씨의 훈훈한 마음을 더해 새 삶을 기다리는 변기를 생각하며 다소 들뜬 마음입니다.
마침 밤사이 비를 뿌려 주셨습니다.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채셨던 건 아니었을까요.
드디어
오늘 아침에 변기에 꽃을 보듬은 새 삶을 불어넣었습니다.
덩달아 나도 새 희망에 전율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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