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교 고성교회

"고성" 통권 360호
입교188년(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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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바보처럼 산다.

김동명(문산교회)

안녕하세요, 문산교회 소속 김동명입니다.

2018년도에 서울로 올라가서 지금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회사 내 홍보팀에서 인쇄물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편집디자이너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인쇄물을 만들 때 주로 더 중요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을 구분하고 낭비되는 페이지가 없도록 검토하는 일을 맡고 있어서인지 이렇게 교회보 내의 귀중한 페이지에 제 글이 적힐 수 있음에 누구보다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정말 가까운 사람들이 아니라면 제가 어떻게 사는지 또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크게 말할 기회도 없고, 너무 자세히 설명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저에게는 매우 낯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서울에 올라가게 된 계기는 하고 싶은 일이 지방에서는 배우기 힘들고, 일할 환경이 잘 되어 있지 않아 무작정 올라왔었습니다. 반대도 있었지만 자식은 불안해도 내보내야 부모와 자식 서로에게 좋다라는 부모님 덕분에 세 명의 형제가 지금은 서울, 제주, 일본에 흩뿌려졌습니다. 어느새 올라온 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주로 주중에는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최근에는 운동을 시작해서 퇴근하면 운동을 1시간 하고 집에 들어와서 쉬면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주말에는 가끔 교회 행사나 고적대 활동, 또는 소중한 사람들과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직장에서의 보낸 시간이 퇴근하고 남은 하루의 기분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이 일이 나랑 맞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퇴근 후가 힘들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남은 하루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이직 후 한동안은 이 사람은 왜 하필 내 옆자리에 앉아서 매일 9시간씩 날 괴롭히는 걸까?’라던가 이 사람만 없으면 좀 나을 것 같은데같은 생각이 매일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런 원망하는 마음을 집으로 그대로 가지고 오니 나를 위한 시간도 온전히 즐기지 못했습니다. 또 원망하는 사람의 험담을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으니 순간은 편했지만, 얘기를 들어준 사람한테도 미안한 감정이 들고 다음 날도 그 감정을 가지고 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런 한 주를 여러 번 보내다 주말에 교회 행사나 고적대 활동으로 고성교회나 전도청을 내려오면 아침 일찍 즐거운 마음으로 근행을 보는 분들, 힘든 내색 없이 히노끼싱을 하는 분들,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스스로 내 마음에 티끌이 많이 쌓여있었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교회 안팎에 누구나 나름의 사정이 있고, 고민이 있을 것인데, 편협한 시각으로 귀중한 시간을 보내기 바빴다는 생각이 주로 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원망한 사람은 내 인연이고 내 거울이라고 생각이 드니 내가 감사할 줄 모르고 거울을 보면서 내 얼굴을 비난하며 불평하기 바빴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TLI나 수양회 같은 과정을 경험해본 적도 없고, 매일 교회에 가는 삶을 살고 있지 않기에 교리에 대해서는 주변 또래들보다 잘 모릅니다. 다만, ‘신님은 바보를 좋아하신다라는, 단순하지만 교회 밖에서 살아가는 저에게는 누구보다도 어려운 문장이 요즘 갈등을 겪거나 티끌이 쌓일 것 같을 때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저 짧은 문장 하나가 제 삶의 방향이나 행동, 신앙의 실천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공격적인 태도로 대하는 태도나 말을 그냥 되받아치지 않고, 그냥 이런 사람인가 보다 하고 앞에서는 허허 웃고 금방 기억에서도 지우려고 노력합니다. 나를 괴롭히던 사람이지만 이 사람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뭘까?’ 하고 도움을 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영리하지 못하고, 미련하다고 얘기를 듣더라도 어버이신님은 알아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바보처럼 신앙하시는 분들을 많이 뵈었지만, 제가 제일 처음 본 바보는 저희 어머니셨습니다. 저는 어릴 때 소아천식으로 응급실을 매주 5번씩 갔었습니다. 울고 아파하는 제 모습에 뭐라도 해주고픈 마음이 제 어머니를 교회로 이끄셨습니다. 그 당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어머니에게 잘 오셨습니다’, ‘신님은 바보처럼 묵묵히 신앙한 사람에게 소원을 들어주신다는 어쩌면 막연한 그 말에도 처음으로 저를 위해 근행을 봤었습니다. 그날은 마침 문산교회 대제 날이었습니다.

의사도 어쩌지 못하던 제 병이 낫고, 그 이후에도 어려울 때도 계속 교회로 발걸음을 내딛으시고, 근행을 보고, 생계를 위해 본인들은 오지 못해도, 어린 저와 제 동생들을 교회로 보낸 부모님이 저에게는 어버이신님이 좋아하시던 바보라고 생각합니다.

 

유달 말씀에 용재는 스스로 교회에 발걸음을 나르고, 나날이 히노끼싱에 힘쓰며 가정이나 직장 등 가까운 곳에서부터 향기를 전하는데 힘쓰자라는 문구가 있는데, 부모님으로부터 시작되고, 알게 된 신앙의 향기를 바보 같은 마음으로 부지런히 주변에 전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두서없이 적혀진 투박한 글을 귀한 시간 내서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