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본 사이트에는 천리교회본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른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이 담길 수도 있습니다. |
2014.11.30 10:32
잎 떠난 자리
최진만
정수리 잘린 늙은 은행나무를 옮겨 심은 지 2년,
아파트 그린 공원이 ‘오랜 세월을 옮겨 놓은 듯’ 생뚱하였다.
잘 살아야 될텐데!-, 지난여름 간절한 기도가,
새순 가지마다 황금입술을 매단 갈빛이다
비개인 오후 반짝 햇볕 비춰진 노란 순음脣音의 엽서들
스산한 바람이 불때마다 한 잎, 한 잎 떨어져 어디론가 사라진다.
뭉텅 뭉텅 입술을 떼어낸 엉성한 가지엔
쓸쓸히 바람은 불고 구름에 가린 햇살이 실업자의 눈빛처럼 흐리다.
늙은 은행나무 잎이나 공원의 작은 돌멩이 한 개도
제자리를 지켜낸다는 것은 삶의 한 모퉁이 같이
한자리를 지켜냈다는 안도와, 지키다 떠난 자리는
입술을 깨문 잎새의 찐한 흔적만큼
한 해 새순과 비바람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번호 | 제목 | 날짜 |
---|---|---|
109 | [178년05월]병동의 숨은 천사(요양보호사) - 박일순 | 2015.05.01 |
108 | [178년04월]토끼풀 - 민병우 | 2015.03.30 |
107 | [178년04월]벚꽃봉우리 - 문명순 | 2015.03.30 |
106 | [178년04월]눈물 핑 돈다 - 최진만 | 2015.03.30 |
105 | [178년04월]그림자 - 김혜원 | 2015.03.30 |
104 | [178년03월]설날 아침 - 최진만 | 2015.03.04 |
103 | [178년03월]마음의 지우개 - 전병호 | 2015.03.04 |
102 |
[178년03월]녹조 - 김혜원
![]() | 2015.03.04 |
101 | [178년03월]나의 어머니 상봉 포교소장님 - 박일순 | 2015.03.04 |
100 | [178년02월]바람은 봄을 깨우다 - 최진만 | 2015.01.30 |
99 | [178년01월]순대국밥 - 김혜원 | 2015.01.06 |
98 | [178년01월]새벽을 여는 발자국 - 최진만 | 2015.01.06 |
97 | [178년01월]삶의 의미 - 전병호 | 2015.01.06 |
» | [177년12월]잎 떠난 자리 - 최진만 | 2014.11.30 |
95 | [177년12월]말 - 전병호 | 2014.11.30 |
94 | [177년11월]어느 수강원생을 보며 - 박일순 | 2014.10.30 |
93 | [177년11월]사람은 - 전병호 | 2014.10.30 |
92 | [177년11월]마당을 쓸면서 - 최진만 | 2014.10.30 |
91 | [177년10월]한 아름이다 - 최진만 | 2014.09.30 |
90 | [177년10월]성묘(벌초) - 전병호 | 2014.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