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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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30 10:32
잎 떠난 자리
최진만
정수리 잘린 늙은 은행나무를 옮겨 심은 지 2년,
아파트 그린 공원이 ‘오랜 세월을 옮겨 놓은 듯’ 생뚱하였다.
잘 살아야 될텐데!-, 지난여름 간절한 기도가,
새순 가지마다 황금입술을 매단 갈빛이다
비개인 오후 반짝 햇볕 비춰진 노란 순음脣音의 엽서들
스산한 바람이 불때마다 한 잎, 한 잎 떨어져 어디론가 사라진다.
뭉텅 뭉텅 입술을 떼어낸 엉성한 가지엔
쓸쓸히 바람은 불고 구름에 가린 햇살이 실업자의 눈빛처럼 흐리다.
늙은 은행나무 잎이나 공원의 작은 돌멩이 한 개도
제자리를 지켜낸다는 것은 삶의 한 모퉁이 같이
한자리를 지켜냈다는 안도와, 지키다 떠난 자리는
입술을 깨문 잎새의 찐한 흔적만큼
한 해 새순과 비바람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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