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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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2 16:36
명경지수
반전의 기술
박지수
어느 해 겨울 날,
깊은 산 언덕 아래 여학생들이 텐트를 쳐 놓고 놀고 있었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아니, 여학생들이 겨울에 텐트를? 춥겠다, 대단하네. 재밌겠다. 역시 청춘이구나!’
생각하며 호기심과 부러움 어린 눈으로 한참을 쳐다보았다.
고등학생? 아님 대학생쯤인 여학생 여러 명이 서 있다가 동시에 우릴 쳐다보았다.
십여 미터 이상 거리가 있었지만, 요즘 겁나는 게 없다는 청춘들에게 살짝 두려움을 느끼며 어색한 눈길이 오고 갔다.
그때였다.
한 여학생이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하고 명랑하게 인사를 하였다.
순간, 확 웃음이 피어났다.
인사를 받고 남편이 "안녕하세요!" 큰소리로 인사했다.
나도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보통 그렇게 쳐다보면 기분나빠하거나 어색하기 십상인데
그 순간, 그렇게 밝게 인사를 건넬 줄 아는 그 여학생이 너무 멋지고 이뻐 보였다.
‘저것이 반전의 기술이구나!!!’ 감탄하였다.
아마도 저런 태도가 교조님께서 “여자는 말이지, 애교가 첫째야. 어떤 일에도 ‘예.’ 하고 명랑하게 대답을 하는 것이 첫째인 거야.”라고 하신 그것이리라.
그런 반전의 기술을 마음에 새기면서, 이쁜 청춘한테 한 가지를 배운 것에 흐뭇해하였다.
저녁때 우리가 묵고 있던 집 앞으로 동네 사람들이 경운기 타고 지나가면서 힐끔거리면서 자꾸 쳐다보았다. 낯선 사람들이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거북스러웠다.
문득 아까 그 생각이 나서 큰 소리로 명랑하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그분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내 마음이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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