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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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9 21:02
여는글
마음을 다스리면 비로소 보이는 것을..
박 종 원 (유심포교소장)
사람은 누구나 두 가지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평온하고 안락하게 살고 싶은 마음과 좀 더 모험적으로 도전적인 것을 쫓는 마음입니다. 즉 현실을 추구하는 욕구와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지요.
사전적 해석으로 보면 욕망(欲望/慾望)은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말합니다. 하지만 욕구(慾求)는 욕망과 더불어 요구를 포함하는 언어지요. 분수에 지나치게 하고자 하거나 가지고 싶어 하는 심욕으로 사람의 눈을 가리고 사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 ‘욕심(慾心)’입니다. 그리고 제 한 몸의 이익만을 탐하는 욕심을 ‘사욕(私慾)’이라 합니다. 사욕은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한 개인의 욕심에 치우쳐 자신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무서운 재앙과 질병의 큰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욕망을 의미하는 영어 want는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결핍(lack)과 가난·곤궁(poverty)처럼 부족하다(shortage)는 뜻이요, 둘째는 필요(need)와 욕망(desire)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돈에 대한 필요와 욕망을 갖는 것입니다. 충족상태에서는 욕망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욕망은 결핍의식에서 시작하여 충족의 만족감으로 끝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욕이 한이 없는 진흙물이야
마음이 맑아지면 극락이로다 (신악가 10장-4)
마음만 깨끗하게 맑아지면
무슨 일이든 즐거움뿐이다 (친필 14-50)
끝없이 분출하는 인간의 욕구는 좀처럼 만족을 모릅니다. 그래서 노자는 ‘만족할 수 있는 자가 부자이고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萬事分已定(만사분이정) 世人(浮生)空自忙(세인(부생)공자망) (명심보감)
이는 만사가 이미 분수가 정해져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공연히 바빠하기만 한다는 뜻입니다. 지나친 욕심은 사람을 암흑의 미로를 헤매게 하고 병들게 하는 병균이라 할 수 있지요. 그 질병을 치료하고자 동의보감에서는 이렇게 처방하고 있습니다.
欲治其疾(욕치기질) 先治其心(선치기심)
‘병을 치료하고자 하면 먼저 마음부터 다스려라’는 말입니다. 욕심을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줄이는 것은 가능하겠지요. 어떻든 마음의 병이 더 무섭습니다.
신악가에 보면 ‘악한 것 제거하고~ 마음 맑혀 감로대’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는 욕심을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남과 비교하며 자기를 옹색하게 만드는 부러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행복은 몸과 마음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데 있다고 합니다. 자신과 주위를 더욱 힘들게 하는 사욕의 마음을 다스려 자신이 가진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것이 극락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夔憐蚿 기는 지네를 부러워하고
蚿憐蛇 지네는 뱀을 부러워하고
蛇憐風 뱀은 바람을 부러워하고
風憐目 바람은 눈을 부러워하고
目憐心 눈은 마음을 부러워하고
心憐夔 마음은 기를 부러워한다
전설의 동물 중에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라는 동물이 있습니다. 기는 발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발이 100개나 있는 지네(蚿)를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지네에게도 부러워하는 동물이 있었는데 발이 없는 뱀(蛇)이었습니다. 거추장스런 발이 없어도 불편 없이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뱀은 자신은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갈 수 있는 바람(風)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혼자의 힘으로 어디든 갈 수 있는 눈(目)을 부러워하였습니다. 눈은 보지도 않고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마음(心)을 부러워했답니다. 마음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냐고. 그러자 마음이 대답하기를 자신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자신에게 없는 형체를 가진 전설상의 외발동물인 기(夔)라고 말했습니다.
이상(以上)은 장자(莊子)의 <추수>편에 나오는 가장 아름다운 동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부러워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진정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말입니다.
이렇듯 참행복의 길이란 물질이 아니라 정신에서 찾고 밖에서가 아니라 안에서 찾으며 크고 많음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곳에서 찾음으로써 내 마음의 티끌을 털어내고 진정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데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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