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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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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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쓰는 감사함
김연수(도성포교소)
월차제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좀 쉬려고 하니, 집사람이 가게에 기계가 이상하다고 한다. 식빵을 써는 기계가 고장이 났다. 오래된 기계다 보니, 손 볼 수 있는 만큼 살살 고쳐 쓰고 있었는데, 이제 고칠 수 없을 정도로 고장이 나 있었다.
형편상 새 기계는 살 수가 없어서 여기 저기 중고를 알아보려고 2시간 가까이 인터넷을 뒤지고, 전화를 하던 끝에 적당한 중고품을 찾게 되었다. 제과점을 하면서 기계가 망가지거나 살 일이 생기면 진주 같은 소도시에서는 해결할 수가 없어서 거의 부산이나 김해로 가야 한다. 그날은 시간이 늦어서 다음날 오후에 부산에 있는 공업사로 가지러 가기로 했다.
기계를 가지러 가는 길에 고장난 기계는 고물상에 팔았다.
우리가 빵집을 한지가 10년이 넘었고, 그 기계가 앞 주인부터 쓰던 기계다 보니, 20년은 족히 됐을 기계였다. 집사람과 함께 고물상에 팔려고 차에 싣고 나서, “이 기계 고생 많이 했다. 고마웠다.” 하며 인사를 했다. 고마움의 표시로 얼마 되지는 않지만, 팔고난 돈은 신님께 올렸다.
가끔, 기계에 대해서 “고맙다.” 하고 인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먼 길을 운전해서 어디를 다녀온 다음에 탔던 자동차에게 시동을 끄면서 “수고했다. 덕분에 편히 잘 다녀왔다.” 하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내가 지불한 댓가로 사용하는 기계에 대해서도 이렇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고 있으면서, 정작 신님께 빌려 쓰고 있는 내 몸에 대해서는 얼마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나름대로 빌려 쓰는 몸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산다고 해도, 자신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진실로 감사해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감사하게 몸을 빌려 쓰고 있다는 표시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른 것 같다. 기계에 대해서,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감사함을 받았을 때 하고는 많이 다른 것 같다. 기계에 대해서는 ‘고맙다.’하고 생각하면 그만이고, 사람에 대해서는 말로 인사를 하거나, 물질이나 몸으로 대가를 치르면 되지만, 신님에게서 빌려받아 쓰고 있는 몸에 대한 감사의 표시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빌려 쓰고 있는 몸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일을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그건 바로 즐겁게 남을 돕는데 내 몸을 쓰는 게 첫째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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