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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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09:09
태극기
나정자(산격교회)
우리 집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국경일에는 태극기를 달았다.
남편이 계실 땐, 전날 밤에 국기를 깃봉에 매어서 거실에 세워뒀다가 이튿날 아침 일찍 근행을 보고난 후 태극기를 달았다.
그 일을 이제는 내가 하게 되었다.
오래 전 6월 6일 현충일 날의 일이었다.
그 날은 현충일이라 태극기를 간격을 두고 밑으로 늘어뜨려 달고(조기로 게양), 바깥일을 보러 집을 나섰다.
오후에 터덜터덜 집으로 올라오는데 내가 단 태극기 모습이 아니었다.
‘어! 왜 이렇지? 내가 그렇게 달지 않았는데...’
하고는 다시 내려 현충일 태극기로 고쳐달고 집에 들어오려는데,
동네 아주머니께서
“아줌마! 태극기를 잘못 달아서 우리가 새로 잘 달았는데...” 하신다.
그때 난,
‘아! 그랬었구나.’
하고 생각을 하고는
“태극기를 잘 못단 게 아니고 현충일 날에는 돌아가신 영령들을 생각하고, 애도하며 태극기를 깃봉에서 간격을 내려 달아야한대요. 그리고 태극기는 문 안에서 보면 오른쪽, 바깥에선 왼쪽에 게양한다고 하네요.”
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난 후 아주머니께선
“아이고 우리가 뭘 알았나?” 하신다.
그러고는 2층으로 올라오는데, 옆집 아주머니들이 하나둘 모여서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잘 한다고 했는데......” 하고는 왁자지껄 웃는다.
우리 집 대문 앞에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봄·여름·가을 따뜻한 햇살을 피해 6·7명이 오전에는 우리 집 앞, 오후에는 건너 집 앞에 모여서 노신다. 그러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마실 것, 과일, 과자 등 인심 좋게 나눠주고 가신다. 나 역시 고구마를 삶거나 커피를 끓여서 주면 참 좋아하시고, 노는 손에 일거리라도 달라고 하시면 마늘 껍질도 벗겨주시고, 큰 딸 집에서 온 시금치와 채소들도 다 다듬어 주신다. 또 택배가 오면, 대문 열쇠만 맡겨두면, 문을 열고 현관(2층)까지 다 받아놓고, 정말 고마운 이웃이다.
오늘은 방송에서,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셨다고, 국장으로 할 것이니 5일간 가정에서 애도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를 달아 라고 한다. 평소에도 그 분의 업적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정치를 하시면서 잘못도 있었으나 최연소 25세 국회의원, 그것도 9선 의원이나 지내셨고, 금융실명제 - 당신 아들도 모르게 비밀리에 하셨다고 또 부정부패 척결에 하룻밤 사이에 별 48개를 떼고, 조상·부모님 잘 모신 덕에 항상 누구든지 오면 돈뭉치 툭 던지시며 “니 밥이나 먹고 다니나?” 하시며 인심을 그렇게 많이 내셨다니 참으로 존경할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태극기를 달고 애도를 하면서, ‘이번엔 5일 동안 두어도 손 안 대겠지.’ 하며 집 앞을 나서니, 아주머니들 맨날 대문 앞에서 노니 미안하다고 하신다. 그래서
“아닙니다. 우리 집엔 나무천리왕님이라는 신님이 큰 보물로 계시고, 크고 작은 보물이 참 많은데 항상 우리 집을 지켜 주시니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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