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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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8 11:27
형제 중의 형제
박혜경(진홍교회)
지난달 우리 교회 월차제 제전을 마치고 몇 명이 악기 정리를 한 후 신전을 돌아 나오다가 어느 여자분의 통곡 소리가 들렸습니다. 보통 제전을 마치고 위령제를 지내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요즘에는 장례식을 마치고 초령제를 지낼 때만 통곡 소리가 들리지, 그렇지 않고서는 흔한 일이 아닙니다. 옆 사람과 같이 걸어가며 “누가 출직을 하셨는데 저렇게 슬프게 우노?” 하면서 이야기하다가 너무나 궁금해서 신전 문을 살짝 열어보니 몇몇 분의 포교소장님이었습니다. 그 포교소장님의 남편은 아주 오래전에 출직하셨고, ‘그렇게 슬프게 울 일이 없는데’ 하다가 문득 얼마 전에 출직하신 승일 포교소장님이 생각났습니다. 승일 포교소장님과 친했던 몇 분이 마음을 모아 50일제를 모셔드리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에 듣지 못했던 슬픈 울음소리에 마음이 숙연해지며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같이 신앙하는 주변의 사람들을 ‘형제 중의 형제’, ‘일렬형제’라고 합니다.
아무리 옆집 사람과 친한들 우리 힘든 일을 속속들이 얘기할 수 없고, 집에 비가 샐 때도, 수도가 고장이 나도 제일 먼저 달려와 주는 사람이 친형제도 아니고, 교회분들입니다. 형제가 7남매, 8남매가 되어도 아무도 잘 사는지 신경 써 주지 않는 우리의 삶 속에서 늘 힘이 되어 주었던 분이 이 길의 형제들이고, 같이 여행 가자며 여행경비를 대신 내어 주시는 분도 이 길의 형제들입니다.
늘 서로 도우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내지만, 평상시에는 그 감사함을 잘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오늘같이 이런 계기가 생기면 ‘그래, 그때 정말 감사했지.’ 하며 생각을 합니다.
출직이라고 하면 다들 내가 떠나서 남들이 나를 기억 속에서 잊힐까 봐 걱정이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래도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형제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생전에도 같이 어울려 다니시며 전도하시고, 도보하시고, 히노끼싱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사진을 보듯 선명합니다. 누군가가 출직한 나를 기억해 주고 눈물 흘려줄 수 있는 우리들은 정말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교회보 교정을 하던 중 ‘어버이마음’ 이라는 코너의 ‘형제 중의 형제’를 보며 이 글의 내용이 생각이 나서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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