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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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4 18:01
덕분입니다
김연수(도성포교소)
어머니를 모시고 친척의 팔순 잔치에 참여하게 됐다. 오랜만에 뵙는 친척들과 안부를 묻고 회포도 풀 수 있었다. 잔치에는 친척뿐 아니라 팔순을 맞으신 분의 옛 친구들과 젊은 시절 직장에 함께 있었던 동료들도 다수 참가했다.
팔순을 맞으신 분이 술도 한 잔 걸치시고 거나해지신 차에 모이신 분들에게 인사 말씀 한마디를 전하는 시간이 있었다. 말씀 중에 “이모저모로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게 된 건 여기 계신 모든 분의 덕분입니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별 것 아닌 인사 같은데 ‘여러분 덕분입니다.’ 하는 말 한마디가 나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내가 봐온 그분은, 다른 사람들의 신세를 진 적은 별로 없었던 듯하다. 탄탄한 공기업을 정년퇴직했으니 젊어서 자신의 힘으로 자식을 키워왔을 터이고, 퇴직한 후에도 금전적으로 남에게 부담을 지울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식이 넷인데 그중에 큰아들은 고시를 거쳐 지금은 고위직 공무원으로 있고, 다른 아들 둘도 공무원으로 큰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다. 자기 일이나 자식의 일에서 누구의 도움도 크게 받지 않았을 그런 분이 인사를 통해 ‘여러분 덕분입니다.’ 하는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아무리 잘나 보이는 사람이라도 주위 사람들과 서로 돕는 가운데 살려지고,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진심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장사를 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가게에 와서 물건을 사는 사람에게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 하는 인사를 해도 그 ‘감사하다’라는 말에 ‘손님 덕분에 제가 먹고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을 담아서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되어지는 모습을 보면 실제로 덕분에 사는 모습이 나의 모습인데도 그 친척분에게도 따라가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또, 우리 동네에 큰 가구점이 하나 있는데, 그 사모님도 그런 말을 한다. 그 집도 가구점 장사도 잘되고, 아들이 부산에 검사로 있는 집이다. 그런 사모님이 가구를 사러 한번 갔더니, “다 니들 덕분에 장사해서 잘살고 있다 아이가.” 하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그때도 참 놀랬었다. 겉모습으로 도움을 받지 않고 있는 것 같아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로 도움을 받고 주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그분들은 이미 진심으로 그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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