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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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30 16:21
몽돌밭을 걸으며
부산 송도 바닷가 몽돌밭에는
모하나 없이 수천 년 동안 파도에 깎인
둥글고 예쁜 조약돌들이 펼쳐있다
어느 정년 퇴임 하루는 길고 길어
오갈 때 없을 때, 바닷가를 같이 걸어가면
발밑에 밟히는 바스락거리는 몽돌 소리
밀려오는 파도 소리와 시원한 바람
지루했던 하루를 위로받는다
영도 조선소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쟁취를 위한 데모 함성이 파도에 묻어오고
나는 바닷물에 검게 젖어 빛나는 조약돌,
한 개를 주워 보며 마음이
이 조약돌처럼 둥글게 살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바닷물에 잠긴다.
낙조의 바다 위에 배가 떠간다
내일도 밝아 하루 치 돛을 올리겠지!
시간마다 값을 재며
숨 가쁘게 살아온 일상을 되돌아보면
마음의 여백도 없이 종종걸음으로 우리는,
아니 나는 뭘 얻었기에 바쁘기만 했을까?
곳과 때를 제공받은 이 시대 현장 어디쯤
하루의 골프게임 값도 되지 못하는
노동을 하고 응어리진 가슴마다
붉은 깃발을 꽂아 구호를 외치는 저 함성,
태평양을 가로지른 칠월의 태양보다
더 뜨거운 외침이 정당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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