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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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0 15:02
마당을 쓸면서
최진만
지구별 한 쪽 눈동자 같은
캠퍼스는 이미 깨여 있었다.
비둘기는 아침 요기로 모이를 줍고
마당을 쓸며 쓰레기를 줍는 나는 끈기 없은
보리쌀 몇 되 박 품 삵이지만,
보리밥도 건강식이라 행복 인 냥 하여
눈치 챈 햇살도 마당을 쓴다.
잘 생긴 부도(溥屠) 탑 아래
경계석을 넘은 웃자란 잔디 싹을
조심스레 뜯어낼 때마다, 나는
보도블록 틈 사이로
밟히고 밟힌 낮은 풀들을 보다가
문득 어느 스님 말씀 같아 되돌아 생각는다.
캠퍼스 벤치에 무심히 앉은 나 닮은
저 늙은이 세월을 낚다,
마당을 쓰는 나를 물끄러미 본다.
순하게 풀린 흰 눈동자
눈의 총기가 살아 있은 한, 마당을 쓰는
내가 참 부럽기도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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