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권 357호 입교188년(2025년)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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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7 20:02
칼럼
단절의 시대 시의 효능
최진만(시인, 부평포교소장)
현대를 일컬어 단절의 시대라고 말한다. ‘단절’ 이란 관계가 끊어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절의 현상을 도처에서 볼 수 있다. 동서의 분단, 국토의 분단, 이데올로기의 대립도 단절의 현상이다. 하나의 종교가 여러 교파로 갈라져 서로 반목하고 다투는 것도 단절의 현상이다. 국가 간의 분쟁,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납치와 테러, 개인 간의 반목과 불화, 개인과 사회와의 갈등, 그리고 자아의 분열 이 모두가 단절의 현상이다.
일찍이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이 세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 라고 말한 바 있듯이, 아마도 ‘나와 세계와의 관계 단절’은 이 모든 단절 현상의 근원이 될지도 모른다.
옛날에는 신(神)에 의지하여 구원과 위안을 얻었지만, 오늘날에는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회의를 가진 이가 적지 않다. 단절이란 고립, 고독, 소외(疎外), 절망을 가져오고, 나아가서는 이것이 현대인의 불안, 고뇌,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늘 날 현대의 시문학은, 이러한 ‘단절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존재 이유가 더욱 두드러지게 요구되는 것이다. 현대시가 ‘단절의 시대’를 극복하여 ‘연속의 시대’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위대한 힘을 가졌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그러한 노력을 떠맡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점에서 현대시는 이쪽과 저쪽, 이 언덕과 저 언덕, 너와 나-모든 단절의 깊은 물위에 다리를 놓는 일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얻은 결론은 현대시가 현대문명 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점, 현대문명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는 점, 따라서 현대시의 예언적 기능만이 아니라, 비판적, 통합적 기능까지 더욱 증대되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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